<p></p><br /><br />마을 대부분이 공동화장실에 의존하고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 서울에 있습니다. <br> <br>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104마을인데요. <br><br>50년 전 지어진 허물어져가는 집에서 연탄 몇 장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사람들 <br> <br>이서현 기자의 더깊은뉴스에서 취재했습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창고에 쌓인 연탄을 옮기는 72세 할머니. <br> <br>눈이 내리면 꼼짝없이 집 안에 갇히기 때문에 거실로 들여놓는 겁니다. <br> <br>[임인임 / 104마을 주민] <br>"(난로에 연탄이) 하루에 네장 들어가. 나르려고 미리미리. 그리고 여기 눈 오면 못 해." <br> <br>50년된 할머니 집은 한눈에도 위태로워 보입니다. <br> <br>변변치 않은 지붕탓에 장판과 바닥재를 쌓아 새는 비를 막았습니다. <br> <br>[임인임 / 104마을 주민] <br>"다 내 손으로 한 거지. (수리를) 좀 해달라고 하면 집주인 승낙을 받아야한다 이거야." <br> <br>이웃 집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. <br><br>기울어진 벽은 철근과 끈으로 임시 고정했고 무너져내린 곳은 나무 판자와 비닐로 막아둔 채 생활합니다. <br> <br>[이용환 / 104마을 주민] <br>"여기 옥상에 비오면 물 다 떨어진다고 대야 받쳐놓고 비 오면, (천장이) 썩어가지고 다…" <br> <br>세월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린 집들이 많고, 주민 수도 3분의 1로 줄어 이제 500여 가구만 남았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이게 다 흙이 섞여있거든. <br>이렇게 손만 닿아도 벽이 다 부서진다고" <br> <br>[이서현 기자] <br>"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된 이 마을은 50년 전 주거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요 <br> <br>흙으로 지어진 집들은 곳곳에 금이 가있고 약간의 힘만으로도 쉽게 바스라집니다." <br><br>어지럽게 얽힌 전선이 휘감고 있는 건물은 화재에 취약해 보이고 골목길은 좁아 소방차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. <br> <br>서울 중계동 104번지에 있어 104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1960년대 용산·청계천 판자촌 철거로 갈곳을 잃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만들어 졌습니다. <br> <br>지금까지 남아있는 주민들은 고령의 세입자가 대부분입니다. <br> <br>땅과 건물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집고치는데 적극적이지 않습니다. <br> <br>[104마을 주민] <br>"집주인이 벌써 3명 바뀌었나 그랬을 거야. 수리를 좀 해달라고 하면 집을 비워달라고 나가달라고 그래." <br> <br>지난해 결정된 재개발이 속도를 내 임대주택을 받는게 유일한 희망입니다. <br> <br>[강정순 / 104마을 주민] <br>"추운 거는 말도 못하죠. 이게 사람 사는 겁니까. 여기가 빨리 개발 됐으면 좋겠어요. 나뿐아니라 다 마찬가지 생각이에요" <br> <br>하지만 건축가와 투자자들이 재개발 방식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면서 진척이 없습니다. <br><br>공공건축가들은 마을의 모습과 지형을 보존하기 위해 저층과 고층 아파트를 구분해서 설계했는데 <br> <br>[조남호/건축가] <br>"풍광에 어울리는 저층과 고층이 조화돼 있는 단지를 만들면 그게 훨씬 더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거죠" <br><br>투자자들은 일정한 층고의 아파트 단지 확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황진숙 / 104마을 주민대책위원회] <br>"산자락 앞에 25층이 자리하고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거고. 저층은 4~5층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니까." <br> <br>서울시와 시공사 측은 설계안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만, <br> <br>[SH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] <br>"앞으로가 문제인거죠. 일단 상정된 일정은 딜레이된거죠. 2019년 철거였는데 그거는 좀 조금 힘들어질 수 있지요." <br> <br>최종결정이 미뤄지면서 원주민들은 또 한번의 추운겨울을 보내야 합니다. <br> <br>[송귀덕/ 104마을 주민] <br>"재개발한다고, 하네하네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파트 짓는 것도 못보고 죽게 생겼어. 내가 여든일곱살인데." <br> <br>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.